지난 시간에 중세 영국의 다성음악과 14세기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음악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14세기 이탈리아의 마드리갈부터 르네상스 음악의 시작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14세기 이탈리아의 마드리갈
14세기의 마드리갈은 악기의 반주가 없는 2 성부 혹은 3 성부의 노래를 말합니다. 모든 성부는 같은 가사를 부르고 일반적으로 목가적이거나 사랑에 관한 내용입니다. 마드리갈은 2개 혹은 3행의 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후렴구라는 뜻인 리토르넬로(ritornello)라고 불리는 2행이 따라붙는데 이것은 3행의 박자와 다른 박자가 다르게 맞춰져서 만들어집니다. 야코포 다 볼로냐의 마드리갈은 초기 트레첸토 양식의 리듬 변화를 보여줍니다. 이것이 프랑스의 아르스 노바와 다른 점은 후렴구를 제외하고 각 행의 마지막 음절에서 상성부에 화려한 멜리스마가 붙는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강세에 오는 멜리스마는 이탈리아 양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치아
카치아는 프랑스의 샤스와 비슷한 양식으로 샤스는 대중적인 선율에 사실적인 가사를 붙인 카논 형식의 곡입니다. 1345년부터 1370년까지 유행한 것으로 알려지는 이탈리아의 카치아는 2개의 성부가 같은 음의 카논 형식으로 불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와는 달리, 카치아는 일반적으로 하 성부에서 느리게 진행하는 가사도 없는 테노르가 있습니다. 보통 카치아들이 리토르넬로를 가지지만 형식적으로는 불규칙합니다. 또한 카치아의 레토르넬로가 모두 카논 형식인 것은 아닙니다. 카치아는 한 성부가 다른 성부를 쫓아내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가사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기라를델로 다 피렌체의 카치아 '새벽이 되자마자'에는 사냥을 묘사하는데 카논 형식일 때 희극적입니다. 카치아는 시끄러운 시장, 꽃밭의 소녀들, 화재와 같은 상황을 묘사하기도 합니다. 음악은 새소리, 대화와 같은 효과도 포함합니다.
발라타
다성의 발라타는 마드리갈과 카치아 이후에 인기가 있었고 프랑스의 샹송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춤추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발라타는 본래 춤곡의 반주를 위한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13세기의 발라타는 단성 춤곡이었고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서 발라타는 춤과 연관되었고 보통의 발라타는 2 성부 혹은 3 성부입니다. 다성 발라타는 AbbaA의 형식을 가지며 후렴은 2행이 한 쌍인 시구가 같은 악구에 따라 불립니다.
프란체스코 란디니
발라타를 작곡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란디니는 발라타를 140곡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발라타 작품 중 2 성부로 작곡된 곡들은 그의 초기의 작품들이며 마드리갈과 유사한 구성을 가집니다. 또한 2 성부에 전부 가사가 쓰여 있습니다. 그의 작품 중 3 성부로 작곡된 곡들은 대부분 최상 성부가 주도하는 양식이고 솔로가 노래 부르는 성부는 가사가 없는 2개의 반주 성부가 따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란디니의 '절대 동정하지 않으리'에서 이러한 양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란디니는 3도와 6도의 음정을 포함해서 화성이 매력적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성악 선율은 자주 순차 진행하고 당김음 리듬이 사용됩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음절의 멜리스마는 이탈리아 양식의 특징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란디니 종지는 대부분 테노르가 순차적으로 내려가고 상성부는 처음에 보조음으로 하행하다가 3도 위로 도약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음악의 시작
15세기와 16세기는 유럽의 문화, 예술 그리고 음악에 있어서 큰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 예술은 정체기를 벗어나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쥘르 미슐레(Jules Michelet)가 그의 Histoire de France(1855)에서 '재생', '부활'을 뜻하는 르네상스라는 용어에 대해 정의를 내렸는데 중세 이후에 이 르네상스라는 말이 문화적 변화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 것의 기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르네상스의 재생이라는 개념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학문, 이상과 가치를 복원하고자 했던 당시 학자들과 예술가들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학문, 문학, 예술은 과거를 재생하는 것 이상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인본주의와 문화적 이상을 부활시키고자 했습니다. 고대에 대한 관심은 문법, 시, 역사, 철학 등에서 나타났습니다. 1417년 교회의 대분열이 끝나고 교황 체제로 복귀되었습니다. 그 이후, 1453년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이 종식되고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에게 함락되어 비잔틴 제국이 멸망하고 16세기 유럽에서는 몇몇 중요한 정치적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이 세계의 주권을 잡을 만큼 부상한 것입니다. 항해술이 발달하고 큰 선박과 강한 무기를 갖게 된 유럽인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지중해뿐만 아니라 대서양까지 넓혀갔습니다. 15세기에 포르투갈인들은 아프리카부터 동인도 제도에 이르러 식민지와 교역로를 개척했습니다.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세운 후 17세기부터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르네상스 미술은 중세 미술과 대조를 이룬다. 도나텔로의 다비드 동상은 로마 시대 이후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자세로 서 있는 누드로 고대 미술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었음을 잘 보여 주는 예입니다. 다비드 동상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들처럼 신체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성서 속 영웅들의 숭고함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고대 예술을 종교적인 주제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다비드 동상에서 나타나는 고대 모델의 모방, 아름다움 추구 그리고 자연주의가 바로 전형적인 르네상스 미술의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음악에서도 나타나는 데 작곡가들은 자연스러운 선율과 리듬, 음향을 이용해 작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음악은 그리스와 로마 음악과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그리스 문헌에서 음악에 대해 논한 바에 주로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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